피드백용이 된 행사 샘플책(오른쪽)과 소장본이 된 파본 한 권
◈웹 특전 안내 내용은 맨 아래 요약 글에 있습니다. 이하는 잡설!
안녕하세요. 다들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셨나요:) 오이이와 온리전이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되었다니! 시간 참 빠르네요. 이번 신간을 통해 많은 분과 인사를 나누고, 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아주 기뻤습니다. 트위터나 방명록을 통해 감상을 주시거나 받은 책을 찍어서 사진을 보내주시는 분들의 글을 읽을 때처럼 하이큐 관련 연성을 하면서 벅찼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행사가 끝난 후, 제 글을 스스로 다시 읽어보았는데, 퇴고를 거쳤어도 생각보다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 책을 사주신 분들께 더 좋은 책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그러나 책 잘 받아보았다고, 건네주신 한 마디, 한 마디가 따뜻하고 위로가 되어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전하고 싶네요:)
트위터처럼 짧은 글을 빠르게 핑퐁을 주고받는 의사소통은 어려워하지만, 말이 많은 앵무님은 이번 포스팅을 통해 어떻게 아훔콤비를 파게 되었는지, 어쩌다 “시팅 온 더 선샤인”이라는 글을 쓰게 되었는지 등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하이큐라는 만화의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를 좋아하는, 한 수다쟁이 덕후의 이야기로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앵무, 하이큐 애니메이션을 통해 아훔콤비에 빠지다.
1N년이라는 앵무의 덕질 역사를 반추해 보았을 때, 단언컨대 오이카와는 제 최애캐 취향에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공식 미남이라는 설정을 가진 캐릭터나 딱 봐도 잘생긴 거로 인기 있을 것 같은 캐릭터에는 잘 빠지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잘생긴 캐릭터나 좋은 설정 몰아준 번쩍이는 캐릭터보다는 조금 수더분한 조연이나, 어리숙한 면이 있어도 자신만의 신념이 있고, 외유내강한 캐릭터가 좋아요. 그런 의미에서 첫 등장 기준, 세련되고 여자들한테 팔랑거리는 오이카와에게는 만화책으로 봤을 때 별로 흥미를 못 느꼈어요. 오히려 오이카와보다는 이와이즈미가 멋있고 든든해서 이와쨩이 나오는 장면마다 설렜었네요(’u`*)(새삼 고백하자면, 하이큐 첫 최애캐는 스가였답니다:9)
그러나, 하이큐 넨도로이드 라인업 중, 오이카와가 뜨고,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 “일단 잡아놓고 나중에 맘에 안 들면 그 때 생각하지~.~”라는 심정으로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하이큐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지요. 주인공 콤비 다음으로 넨도로이드 피규어가 나올 만큼 인기가 많은 오이카와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기 위해, 그가 등장하길 바라고, 나왔을 때는 목소리, 분위기 등을 유심히 살폈습니다.
처음 등장했던 연습시합 장면에서나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장면에서는 역시 만화책을 봤을 때처럼 오이카와에 관한 감흥이 적었어요. 그러나 뒤에 짤막하게 나온 이와이즈미와의 대화에서 조금 관심이 가고, 그 뒤로 둘이 세트처럼 나오는 것에 눈길이 갔습니다. 팔랑거리는 오이카와의 옆에 투덜대지만 항상 이와이즈미가 있고, 오이카와가 그를 놀리고 이와이즈미가 응징하는 것이 꽤 유쾌하게 느껴졌어요. 그렇게 관심이 조금조금 쌓이다가 인터하이 준결승전, 오이카와의 투어택 장면에서 앵무는 그에게 반하게 됩니다.
세터라는 제한적인 포지션에서 서브랑 심리전을 통해 이렇게 화려하게 플레이하다니! 보는 사람의 이목을 사로잡는 플레이에 거하게 치였습니다. 또한, 폼 잡는 족족, 팀원들에게 태클이 걸려오는 하찮은 매력과 이와이즈미를 놀리는 말에 담긴 은근한 배려까지ㅠㅠㅠㅠ 세죠전은 정말 오이카와의 매력이 팡팡 터지는 화라 어느새 그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답니다(이와이즈미는 원래 좋아했었지요XD! 귀여워! 잘생겼어, 이와쨩!!!!!) 그리고 오이카와의 매력에는 이와이즈미와의 관계성까지 깊게 관련되어 있어서 그 후로 관련 2차 연성을 찾아보고, 무럭무럭 아훔콤비 덕후로서의 소양을 쌓았답니다u.u
2. 아훔콤비로 이터널 선샤인 AU가 보고 싶어 “시팅 온 더 선샤인”을 쓰게 되다.
그렇게 둘에 대해 몽글몽글 혼자 망상을 하던 어느 날, 비 오는 날 차를 타고 집에 가던 앵무는 마츠카와가 이와이즈미에 대한 기억을 잃은 오이카와에게 접근해 상담을 하게 되는 얘기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때의 기억을 토대로 외전인 insomnia 장면을 작업했지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 때 생각했던 썰과 “시팅 온 더 선샤인”은 꽤 등장인물 설정이나 전개가 다르답니다XD “영화 이터널 선샤인처럼 서로에 대한 기억을 지운 아훔의 얘기가 보고 싶어!”라는 발상으로 나온 만큼, 초기 설정은 원작과 흡사했어요. 그러다가 왜 두 사람이 기억을 지우게 되었는지 개연성을 부여하고, 기억에서 각자의 존재를 지우기엔 두 사람의 접점이 워낙 많은지라, 이와이즈미의 기억에서 ‘배구와 그에 관련된 사람들’도 지운다는 수를 두어 스토리가 꽤 바뀌게 됩니다.
후기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안 그래도 두 사람에게 가혹한 설정인데 특히 이와이즈미에게 너무 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들었어요8.8 운동부활동이면, 거의 학교 생활의 반 이상을 배구에 쏟았을 텐데, 그 기억을 몽땅 도려내다니…… (。•́︿•̀。) 이미 오이카와의 기억을 지운 것만으로 인생의 반 이상이 없어진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인한 앵무는 기억을 지웠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끌리는 두 사람과 마지막 엔딩이 보고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3. 조연들 이야기 쓰는 게 즐거운 앵무
이와이즈미가 배구에 대한 기억을 지웠다는 설정을 두니, 자연스럽게 “나머지 배구부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썰을 풀었던 설정대로 마츠카와는 모든 사건의 전개를 지켜보았었으나, 자신으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허탈감에 빠져 망설인 탓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었다는 죄책감과 처음 이와이즈미의 선택에 대한 분노. 하나마키는 다른 배구부 관련자들을 대표해서, 제3자로서 갑자기 이와이즈미에게 일방적으로 버려졌다는 배신감과 오이카와의 고백을 듣고 사건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안타까움과 허탈감을 느꼈을 것 같았어요.
이와이즈미가 배구에 관한 기억까지 손댄 만큼, 이 이야기는 단순히 두 사람의 입장에서만 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피해자(?)인 하나마키나 마츠카와의 감정도 충분히 묘사하려고 신경 썼습니다. 원래 2차 창작을 할 때는 주인공을 뺀 주위 사람들에 대해 그렇게 깊게 신경 쓰지 않는데, 세죠 3학년에 대한 애정이 깊은 만큼 두 사람에 대한 묘사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네요.
그리고 어쩐지 라쿠나 회사에는 네코마 크루가 일하게 되었습니다V(=^・ω・^=)v 우선, 원작에서 세이죠 애들과 안면이 없어야 하고, 이터널 선샤인에서 나오는 라쿠나 직원들처럼 일하는 중 술 마시고, 애정행위하고, 탈주 하는 역할에 리에프가 너무 잘 어울리는 바람에 네코마 애들을 끌어오게 되었네요(*´꒳`*) 그다음엔 뒷수습하는 유능한 프로그래머 켄마, 리에프가 말썽을 부릴 때마다 골치 아파하는 야쿠, 그리고 그 둘을 중재하지만 역시 어리숙한 이누오카까지!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가 나오는 장면은 어쩔 수 없이 조금 어두운 면이 있는데, 네코마 크루들이 나오는 장면은 저절로 밝게 써졌어요.
이 이야기는 그렇게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 원작에서도 코믹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2화 후반부와 4화 전반부 이와이즈미 꿈 속 장면에서 리에프의 목소리가 들릴 때 갑자기 산통깨듯이 댄스 음악이 흘러나오는 등의 가벼운 장치를 사용했습니다. 그 외에 리에프가 방안에서 난리칠 때는 저도 즐거워서 흥겨운 노래를 틀어놓고 춤추다가 각 잡아서 쓰고 아무튼 즐겁게 썼네요XDDDD 옆에서 보았다면 꽤 이상한 광경이었겠지만!
쿠로오는 거의 즉흥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마츠카와가 혼자 전전긍긍해 하는 것이 보기 안쓰러워서 누구한테라도 얘기를 털어놓고 편해졌으면 해서 넣었어요. 그 후, 거의 맥거핀 수준으로(…)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이 등장했으면서 분량은 참 적은 쿠로오지만;ㅅ; 앵무는 맛층이 나중에 쿠로오와 함께 맛있는 꽁치구이를 먹으러 갔다고 믿을래요.
4. 효정님이 정말 고생하신 표지 편집과 컨셉 이야기
표지가 될 뻔한 효정님의 수작업 일러스트
원래 시팅 온 더 선샤인의 표지 콘티는 이와이즈미와 오이카와의 일러스트가 은은하게 들어간 디자인이었답니다. 1화의 첫 만남을 모티브로 그린 일러스트가 표지였어요. 그래서 콘티 회의를 하면서 구도도 짜고, 효정님이 표지로 쓸 일러스트도 그려주셨답니다. 그러나 이 예쁜 일러스트를 막상 표지에 넣으려 하니 디자인에 문외한인 저로서는 감각적으로 제목이나 구도를 배치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더군요TAT
그리하여 결국 노선을 바꿔, “가장 사람들이 많이 쓰는 디자인이 표준이 되고 편하다.”라는 제 주장에 맞춰 일반도서처럼 보이는 하이큐 회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 수 많은 책 표지와 내지 디자인을 참고하며 표지를 만들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글씨체 수정 등 사소한 일로 효정님을 얼마나 많이 괴롭혔는지……. 아마 다른 곳에서 커미션을 맡겼다면 진작 블랙리스트에 들어갔을 거예요;ㅅ;
다른 장르의 지인 분께 표지 디자인을 보여드렸는데, 이번 표지 컨셉이 보통 회지랑 다르니까 의아한 점을 많이 얘기하시더군요(ex. 영어 제목을 왜 한국어로 표기했는지, 후쿠야마 아유무는 누군지 등.). 영어 제목을 한국어로 표기한 이유는 법이나 규칙을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국내 출간 도서가 전부가 외국어 제목의 음을 그대로 가져와도 한국어 발음을 표기하기 때문에 그랬습니다.(ex. ‘미 비포 유’,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언틸 유아 마인’). 작가의 이름이 후쿠야마 아유무인 것도, 책을 열어보면 이와이즈미, 오이카와 같은 일본 이름이 나오는 데 ‘미래네 앵무’라는 닉네임이 적혀있으면 어색하니까 지어낸 것이고요(후쿠야마는 하이큐랑 발음이 비슷하고 흔한 성, 아유무는 앵무와 발음이 비슷해서 가져왔습니다.). 마찬가지로 번역가이자 도서출판 캄파넬라의 대표님이신 김미래씨도 제 닉네임의 ‘미래’에서 가져왔습니다.
이렇듯 생소한 컨셉과 하드커버(!)라는 장벽(?)에 사람들이 많이 거리감을 느끼면 어쩌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행사장에서 책 디자인 너무 예쁘다고 칭찬해주신 분들도 많아서 저랑 효정님은 날아갈 듯 기뻤답니다 ♫꒰+‿+๑꒱
5. 맺으며
하이큐라는 작품 덕질을 하고, 제일 좋아하는 아훔콤비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소소하게 혼자 티스토리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실지는 몰랐습니다T.T 제가 트위터에서 보통 얌전히 있기도 하고, 글을 읽다가 끊기는 게 싫어 연성의 1화 업로드 분량을 길게 잡는 바람에 연성도 드문드문 올라오니까요. 이곳은 아마 꾸준히 구독하기엔 너무 조용한 곳일 거예요.
그러나 누군가가 제 오이이와 이야기를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티스토리에 꾸준히 올린 글인 만큼, 이번 오이이와 온리전에 서클로 참가하게 되서 책을 내게 되고, 많은 분께 제가 쓴 글을 보여드리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ㅠ0ㅠ 선입금 폼에 적어주신 응원 메시지, 샘플 재미있게 읽었다고는 부스에 찾아와주셔서 건네주셨던 말, 책 잘 받았다고 보내주신 사진과 감상문까지……. 너무나 감개무량해서 쉬이 답변하지 못 할 정도였어요. 어떤 단어가 맞을까 고심해서 고르고, 기쁜 마음을 전부 다 멘션에 쏟아 붓자 하니 너무 가벼워 보이는 것 같아 말을 계속 다듬고 하다 보니 답변이 조금 딱딱해졌던 것 같기도 하네요. 원래 앵무는 이렇게 말이 많고 수다스러운 사람이랍니다 ◟(๑•͈ᴗ•͈)◞ 보내주신 감상 정말 감사하고 따로 저장해놨으니 앞으로도 두고두고 읽을 거랍니다ㅎㅎ!
앞으로도 남은 날 동안 꾸준히 하이큐 덕질하고 싶네요. 항상 긴 글을 읽어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훔을 정말 좋아하는 덕후의 이 잡다한 말들도 부디 재미있게 읽혔으면 좋겠네요. 그럼, 연말 잘 보내시고 조만간 웹 특전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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